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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또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적법 판결 등록일 2023.05.25 14:43
글쓴이 한길 조회 166
국민연금공단이 도입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년을 일정 기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적법하다는 판결이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 5·6월 전력거래소와 KT 전·현직 직원이 제기한 임금피크제 소송에서 법원은 모두 사용자 편을 들어줬다. 반면 지난 5월 대법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국민연금, 정년연장 대신 임금삭감
2급 이상 직원, 차별 해당 소송 제기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국민연금공단 퇴직자 A씨 등 21명이 공단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개정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2016년 1월 58세였던 3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공단은 직원 과반수가 가입된 노조와 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퇴직 전 1년차 임금은 30%, 2년차 임금은 25%를 깎았다.

그러자 2급 이상이었던 A씨 등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감액된 만큼의 임금을 지급해야야 한다며 2018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2급 이상 직원은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도 정년이 60세까지 보장됐다. 2급 이상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별 동의나 2급 이상 직원의 집단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1심은 절차적 위법이 없다며 임금피크제 시행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단은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노조의 집단적 의사 결정 방식에 따라 동의를 얻은 이상,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 요건을 갖췄다”고 판시했다.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는 A씨 등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임금산정 방법에 대해 아무런 주장과 입증이 없다며 배척했다.

항소심 역시 임금피크제 시행에 개별 동의나 2급 이상 직원들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또 고령자고용법이 정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일부 직원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공단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목적에 맞게 상당한 인원을 새로 채용했다”며 “연령차별 금지의 예외가 되는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이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연장 이익을 누리지 못했지만, 이미 다른 직급과 비교해 유리한 정년 규정을 적용받았다는 취지다.

법원 “이미 정년연장 보상받아”
엇갈린 판결 “구체적 사안 따져야”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공단의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이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차별 취급의 합리성 판단 기준과 동일가치노동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A씨 등의 상고를 기각했다.

법원이 임금피크제 유형에 따라 판단을 달리 내리면서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법조계는 ‘정년유지형’과 ‘정년연장형’을 분리해 위법성 여부를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분석한다.

김기덕 변호사(법률사무소 새날)는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임금 삭감액이 현저히 커서 불이익 처우가 상당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유형별로 구체적인 사안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KT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22년 7월 14일 10면

        홍준표기자